전시 소개
루안앤코는 캐나다 밴쿠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미라 송(Mira Song)의 국내 개인전 《ABSTRACT GARDENS》를 선보인다.
미라 송은 자연과 건축, 내부와 외부, 인간과 환경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공존하는 순간들을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풀어내는 작가이다. 작가의 시선은 언제나 자연과 인공이 만나는 경계에 머문다. 도시 속 건축물과 정원, 창 너머로 스며드는 빛, 실내 공간에서 생장하는 식물들은 화면 안에서 하나의 유기적인 질서로 연결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기존 작업의 연장선 위에서 한층 확장된 조형적 실험을 선보인다. 화분 속 식물과 건축적 구조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던 이전 작업들이 자연과 공간의 관계를 서정적으로 담아냈다면, 이번 신작 시리즈는 자연의 유기적 형태를 보다 추상적이고 구조적인 언어로 재구성한다. 이끼와 식물, 나무의 물성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들은 기하학적 형태와 만나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내고, 자연과 인공의 경계는 더욱 자유롭게 해체된다.
특히 이번 전시의 중심에는 대형 설치 작업 〈Mosaic Garden_Song of Moss〉가 자리한다. 여러 개의 캔버스가 하나의 풍경처럼 연결되는 이 작업은 회화를 넘어 공간 전체를 하나의 정원으로 확장시키는 시도이다. 벽면을 가로지르는 설치적 구성과 입체 오브제들은 화면 안에 머물던 자연의 생명력을 전시장 공간으로 끌어내며 관람객이 작품 속 풍경을 직접 경험하도록 유도한다.
전시 공간 곳곳에 등장하는 원형 작품과 부유하듯 배치된 조형 요소들은 별자리처럼 서로를 연결하며 또 다른 생태적 질서를 형성한다. 이는 자연과 인간, 사물과 공간이 독립된 존재가 아니라 하나의 관계망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존재임을 암시한다.
이번 전시의 제목인 《ABSTRACT GARDENS》는 실제 정원을 재현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자연을 바라보는 태도이자 공존의 방식에 대한 은유이다. 작가는 자연을 단순한 감상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자연은 인간과 함께 시간을 살아가는 동등한 존재이며, 서로의 경계를 열어둘 때 비로소 새로운 풍경이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루안앤코는 이번 전시를 통해 현대 사회가 점차 잃어가고 있는 ‘공존의 감각’을 다시 바라보고자 한다. 미라 송이 만들어낸 추상적 정원은 단순한 자연의 이미지가 아니라 우리를 둘러싼 모든 존재들이 함께 머물고 성장하는 환대의 공간이다. 관람객들은 이 공간 안에서 잠시 걸음을 늦추고, 자연과 인간, 그리고 자신의 내면을 다시 마주하는 시간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